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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위조지폐와의 전쟁 30년 "위조방지센터" 류일녕 부장
  • 등록일
    2005-07-13
  • 작성자
    홍보팀
  • 조회수
    2,245
  • 위조지폐와의 전쟁 30년…숨은 ‘잠금장치’ 개발 구슬땀


    명장을 찾아서-류일녕 조폐공사 위조방지센터 부장

    [한겨레]

    “화폐의 역사는‘위조지폐와의 싸움’의 역사입니다. 돈이 만들어지면 가짜 돈이 나오고, 다시 가짜 돈을 막을 기술을 개발해 내는 숨바꼭질의 연속이죠.” 한국조폐공사 기술연구소 위조방지센터의 류일녕 부장(50)이 ‘가짜 돈’과 전쟁을 벌여온 지는 올해로 30년이 넘었다. 지금 우리가 쓰는 돈(한국은행권)에 숨겨진 위조방지 기술은 모두 그와 조폐공사 위조방지센터 연구원들의 작품이다.

    돈뿐만 아니라 각종 상품권, 채권, 여권, 우표, 훈장 등에 들어가는 위조방지 기법도 대부분 그의 솜씨다.

    조폐공사가 돈을 만들고 자신이 직접 위조 여부 식별 장치를 그 안에 숨겨놓았으니 가짜 돈을 식별해 내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류 부장은 촉감이나 맨눈 관찰만으로 몇초면 간단히 위조지폐를 찾아내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위폐 식별 전문가 중 한사람이다. 그가 지금까지 개발해 특허를 받은 위조방지 기술만 해도 수십건이다. 이 기술들은 현재 우리 지폐와 주화 등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위폐가 발견되면 경찰이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거쳐 대부분 그의 손에 넘어온다. 류 부장에게서 최종 위폐 판정을 받기 위해서다.

    은행원, 경찰, 국가정보원 직원들도 그에게 위폐 감식 교육을 받고 있다.

    위폐 방지기술 수십건 특허
    은행권(지폐)안에는 류 부장이 개발해 낸 십여가지가 넘는 위조방지 장치가 숨어있다. 1만원권을 보자. 1단계 위조방지 장치는 육안으로 금방 확인할 수 있는 ‘정교한 그림’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복사기술의 발달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2단계는 홀로그램 등 훨씬 과학적 기술이다. 밝은 빛에 비추면 세종대왕의 얼굴이 나타나는 은화(숨은그림)나 앞면의 은색 선(은선), 보는 각도에 따라 빛깔이 변하는 왼쪽 아래의 광가변 잉크 돌출무늬, 자외선 빛에서만 나타나는 형광물질, 미세문자 등 특수장치들이다. 복사 등을 통해서는 결코 흉내낼 수 없고 맨눈으로 식별하기도 어렵다. 지난 94년 1만원권에 이 기술들이 적용됐고, 2000년 다시 은선·미세문자·광간섭 무늬 등이 추가됐다. 내년에는 새 위조방지 장치를 넣은 1천원권, 5천원권, 1만원권이 나온다. 3단계 위조방지 기술이 있는데, 이는 ‘천재적인 위조범을 막기 위해’ 비밀에 부쳐져 있다.

    상품권 채권 우표에도 장치
    이런 기술들 때문에, 위조율(진짜 화폐와 비슷한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이 90%가 넘는 위조지폐를 국내에서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수하게 개발된 종이와 잉크를 사용하는데다 위폐방지 장치도 이렇게 여러 단계로 설치돼 있어, 헐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위폐가 그리 쉽게 만들어져 유통되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덕분에 아직 류 부장이 개발해 낸 위조방지 기술을 뛰어넘는 전문 위폐범이 나타난 적은 없다. 국내에서 발견된 위조지폐 장수는 지난 98년 365장에서 2000년 1142장, 2003년 3016장, 지난해 4300여장으로 크게 늘었지만 대부분 컬러복사기를 사용해 만든 ‘조잡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위폐방지 기술은 이제 유럽이나 일본·미국에서도 부러워할 정도다.

    현재 조폐공사는 위폐방지 기술을 적용한 외국 돈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류 부장은 여전히 새로운 위조방지 기술을 개발하는 데 땀을 흘린다. “사람이 만드는 것은 무엇이든 위조품이 만들어지게 되어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자신의 위폐방지 기술을 뛰어넘는 위조율 95% 이상의 가짜 돈이 언젠가 국내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고민이다. “위폐 여부를 누구나 쉽게 식별해 내는 기술을 만들어 가짜 돈이 발붙이지 못할 때까지 제 일은 끝나지 않을 겁니다.”대전/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사진 한국조폐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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